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고, 박물관에서 유물과 밀랍인형들을 구경한다. 구경거리의 유혹은 신분구별에 대한 욕구보다 강했으며 특히 갓 대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한 근대 초기의 파리는 그 열기가 걷잡을 수 없었다. 박람회와 살롱, 물랭 루즈 모두 구경꾼이 없이는 불가능한 요소들이다.
오늘날 영화관 앞에는 스펙터클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인터넷에서는 미니홈피를 구경하러 다니는 수십만의 네티즌이 존재한다. 구경에 수반되는 도덕적 책임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구경에만 몰두하는 '구경꾼'이 존재한다. Just Looking, Just Fun.
시각문화의 폭발적 증가를 통해 형성한 구경꾼이라는 또하나의 인간집단을 살펴보며 근대사회의 또다른 요소인 구경을 조망하는 책. 다양한 구경거리의 발생과 구경꾼의 형성을 추적하며 시각문화가 도시인들에게 준 영향의 유래와 효과를 고찰한다.
역자 : 노명우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디어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계몽의 변증법을 넘어서 : 아도르노와 쇤베르크>> 등을 썼고 <<발터 벤야민과 메트로폴리스>> 등을 번역했다. 문화연구와 비판이론을 주로 다루며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다.